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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조선일보_정우형의 산업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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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형의 산업디자인] 감성가치1-재미있어야 한다 (1996.09.14) 우리가 신상품을 볼 때 흔히 「하던」 말은 『이거 어디 쓰는 거야?』 또는 『이거 금방 고장나는 거 아냐?』였다. 상품의 기능, 성능 같은 하 드웨어적 요소에 대한 객관적 또는 대중적 평가가 상품 선택의 주요 요 소일 적 이야기다. 최근 상품선택의 기준이 바뀌면서 『야! 이거 재미있겠는데…』 『나 한테 어울리겠어』 라는 반응이 많아졌다. 90년대 들어 디자인의 조류가 바뀌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자신의 기호와 상품이주는 만족감이 선택 기 준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90년대를 기점으로 우리 스스로가 무언가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그것은 곧 21세기로향하는 새로운 시대 변화상을 암시하고 있다 고 도 볼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의 배후에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사선택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대돼 가고 있다는 환경이 있다. 상품의 소유보다는 상품을 사용하면서 만족감을 느끼고, 복잡한 사회 속에서 자신의 개성을 강조하자는 것이 21세기인의 생활 자세 아닐까. 이런 배경 아래서 탄생한 디자인 상품의 대표로 소개할 만한 것이 사 진에서 보는 두 제품이다. 세상에 메모꽂이와 쓰레기통은 수없이 많다. 대부분은 메모를 꽂고 쓰레기를 버린다는 기본 기능에만 충실하다. 그 러나 사진의 「입술 메모꽂이」는 집게에 사람의 코믹한 표정을 응용해 완전히 다른 경지를 열고 있다. 일본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이 상품은 머 리뒤의 집게 손잡이를 누르면입이 벌어지고 그 입에 메모를 꽂아 사용하 는 방식이 재미있다 (사진에는 담배가 물려있다). 「입술 휴지통」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스레파노 지오바니의 작품으로 쓰레기통의 불결한 이미지를 친숙하게 만든 작품이다. 구조는 간단해도 일부러 찾아서라도 쓰레기를 넣고 싶을 정도로 흥미를 유발시킨다. 삭막 하기 쉬운 거리에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 유머 감각의 디자인이다. 상품을 기능과 성능만으로 표현하는 것은 과거의 소극적인 발상이다. 이제 상품의 부가적 요소를 더욱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개발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상품은 죽은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끊임없이 재미있어야 하고 사용하면서 계속 즐거움을 느껴야 하는 살아있는 생물체로 다시 태 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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